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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한 일이 없는데 있다."

by 돈잣말 2023. 12. 29.

2023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서 황당한 30대 직장인의 다이어리에 목표 쓰기 예찬론
 

썸네일

 
2023년이 3일 남았다. 올해 이룬 게 대체 뭘까. 돌아보면 게으르고 부정적인 감정에 쏟아냈던 시간들만 떠올라 올해도 그저 그렇게, 그냥저냥 흘려보낸 것만 같다. 그래도 서른이 넘고부터 비로소 쓰기 시작한 다이어리 덕분에 게으른 천성에 마음도 여유롭지 못해 인류애를 잃어가는 혼돈의 일상 속에서도 뭔가 긍정적인 성과를 이뤘다는 걸 알게 됐다.
 
 
2023년의 끝에 다이어리에 목표를 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깨달았다. 

 2023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줄 알았는데 되어있다 

 

2023년 초에 쓴 1년 목표
2023년 개인적인 성장 목표

 

2023년을 시작하면서 다이어리에 썼던 올해 이루고자 했던 일이다. 이렇게 다 가리고 올릴 거면 대체 왜 올렸나 싶지만, 나를 위한 기록이므로 사진도 같이 올려본다.
 
 
솔직하게 이 페이지 자체를 잊고 있었다. 내용을 보면 연초에 엄청 골몰한 결과물인 것 같은데 어렴풋하게 이걸 썼던 이유만 기억이 난다. 유튜브 영상인지 자기 계발 강의인지 어쨌든 어디선가 본 콘텐츠를 통해 회사를 위해서는 열심히 연간 사업 계획을 세우면서 내 인생을 경영하는 일에는 소홀했다는 걸 깨닫고 나만의 2023년의 목표를 썼던 걸로 기억한다.
 
 
이룬 게 없어서 올해 도대체 뭘 하고 살았나 다이어리를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페이지다. 고맙게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많은 걸 이뤘다는 걸 알게 됐다. 목표를 적기만 했을 뿐인데 참 신기하다. 아예 하는 걸 잊어버린 항목도 있지만 소수의 그런 걸 빼면 목표를 이뤘거나 이뤄가는 방향에 있다.
 

2023년 목표와 성과 복기

마인드셋: 확언 쓰기는 하는 걸 까먹음
건강: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과 부담이 되지 않는 루틴을 찾음
일: 회사 밖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꾸준히 찾고 도전하고 있음
자기 계발: 업무 시간 전까지 공부하기 100% 달성
재정: 힘든 순간들이 있었지만 투자 종잣돈 모으기 & 목표 수익률 달성
가정: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 함
 
 
목표를 까먹은 것 치고 이 정도 성과면 2023년 나쁘지 않게 보낸 것 같다. 나 자신의 게으름에는 관대하면서도 성과에는 엄격한 어쩌라고형 인간이라 인생에 만족이 없는 편인데 올해는 이 정도면 잘 살았다. 다행이다.
 
 

연간 목표를 쓰는 방법

분명 어디선가 본 걸 따라한 것일 텐데 출처가 기억이 안 나서 죄송하다. 출처를 다시 알게 된다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안 써봤지만 만다라트가 비슷할 것 같은데, 나는 내가 이루고자 하고 싶은 카테고리를 나누고 각 카테고리 별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적었다. 그다음 그에 걸맞게 내가 해야 할 행동과 단계, 타임라인을 적고 마지막에 평가할 수 있는 칸을 만들었다.
 

항목 목표 행동 타임 라인 평가
중요한 지표들
(가족, 건강, 일, 재정 등)
항목별 이루고 싶은 목표
혹은 되고자 하는 이상향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행동
행동을 해야 하는 때
(예: 매일 아침 몇 시, 매달 월급날)
솔직한 평가

 
여기서 중요한 건 구체적으로 쓸수록 좋다는 것이다. 목표와 그걸 이루기 위해 내가 해야 할 행동, 언제 몇 번 해야 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그대로 하면 좋고, 하다 보니 아니라면 상황에 맞게 현실적으로 수정하는 것도 다 내 마음이니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수정이 아니라면 나처럼 까먹을 수도 있고 ㅋㅋㅋ
 
 
만약 직장인으로서 출근 전 시간을 운동이나 자기 계발하는 데에 쓰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하기'를 목표로 정한다면, '몇 시까지 출근해서 근무 시간 전까지 확보된 몇 시간의 추가 시간 동안 어디에서 어떤 행동을 한다'는 걸 정해놓는 것이다. 이렇게 나를 프로그래밍해야 좋은 습관을 자동화할 수 있다. 연말이 돼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연초의 목표를 이뤄낸 이유는 구체적으로 쓰고 나를 자동화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자동화 혹은 최적화가 되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행동들이 당연한 루틴이 된다.
 
 
 
 
구체적인 목표를 쓰고 나를 자동화하고, 복기한 덕분에 2023년이 그렇게 구리지만은 않은 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이어리에 구체적으로 목표를 쓰는 것만으로도 이룰 수 있다는 걸 더 빨리 알았더라면 진작 그렇게 했을 건데 지난 시간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연초가 오기 전에 2024년의 목표도 심혈을 기울여 구체적으로 쓰고 이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