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 ISA. 연 2,000만 원의 납입 한도와 자금이 3년 동안 묶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작년에 계좌 개설한 후 딱 100원만 넣어놓고 지금까지 가만있었다. 중개형 ISA 계좌에 대한 흔한 오해를 풀고 올해, 바로 지금부터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을 하겠다는 그런 이야기를 이 글에 정리하려고 한다.
중개형 ISA 계좌란?
중개형 ISA 계좌는 채권, 국내 상장 주식, 리츠, ELS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투자자가 '직접' 담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다. 신탁형 ISA와 다른 점은 중개형은 예금 가입이 안 된다는 점이다. 대신 국내에 상장된 주식에는 투자할 수 있다.
종류 | 중개형 | 신탁형 | 일임형 |
투자 가능 상품 | 채권, 국내 상장 주식, 펀드, ETN, 리츠, ETF, 상장형 수익 증권, 파생 결합 증권/사채, RP |
예금, 리츠, ETF, 상장형 수익 증권, 파생 결합 증권/사채, RP |
펀드, ETF 등 |
투자 방법 | 고객이 직접 투자 상품을 선택 | 증권사 포트폴리오 일임 | |
보수 및 수수료 | 투자 상품별 수수료 및 보수 | 신탁 보수 | 일임 수수료 |
나는 국내 상장 해외 ETF를 주 투자처로 해서 내가 직접 계좌를 운용할 예정이므로, 중개형 ISA를 선택했다.
ISA 가입 요건
쉽게 말하면 소득이 있으면 ISA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개인의 소득 요건에 따라 일반형, 서민형, 농어민 계좌로 나뉘는데, 당연히 서민형과 농어민 계좌가 일반형보다 비과세 혜택이 2배 더 좋다. 유형 별 가입 요건은 각 증권사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있는데,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형 | 일반형 | 서민형 | 농어민 |
가입 요건 | 만 19세 이상 또는 직전연도 근로소득이 있는 만 15세~19세 미만의 대한민국 거주자 |
직전연도 총급여 5천만원 또는 종합소득 3천8백만원 이하 거주자 |
직전연도 종합소득 3천8백만원 이하 농어민 거주자 |
비과세 한도 | 200만원 | 400만원 | |
비과세 한도 초과시 | 9.9% 저율 분리과세 적용 | ||
의무 가입 기간 | 3년 | ||
납입한도 | 연간 2천만원, 최대 1억원 (당해년도 미불입 납입한도는 다음 해로 이월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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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인출 | 총 납입원금 내에서 횟수 제한 없이 중도인출 가능 (인출금액만큼 납입 한도가 복원되지 않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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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필요 서류 | 만 15세~19세 미만의 가입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용 소득확인 증명서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용 소득확인 증명서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용 소득확인 증명서 및 농어업인확인서 등 |
가입 요건은 가입 및 만기 연장 시에만 확인이 필요하며 별도의 유지 조건은 없다. 세율은 지방소득세(납부 세액의 10%)를 포함한다.
과제 기준 및 과세 방법은 향후의 세법 개정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부가 ISA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비과세 한도 확대나 세액공제 신설 등의 혜택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더 활용 범위가 커질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된다면 절세를 위해서는 ISA가 필수가 될 것이다. (금투세 절레절레)
애매한 서민이라 서민형 가입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혜택 늘려 줘.
ISA 계좌의 장단점
장점은 단연코 절세다. 국가에서 절세하라고 만들어주는 제도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어릴 때 혜택 좋은 절세계좌 일몰 전에 만들었다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몰라서 놔두고 똥 된 경험이 있는 자로서,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엄마가 우산 가져라 가라고 하면 비 오는 거랑 똑같다. 국가에서 권장하는 절세 혜택은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장점 1. 중개형/일반형 ISA 기준 투자 수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
이게 크다. 의무 가입 기간 3년 동안의 수익에 대해 200만 원까지 공제해 준다. 3년 동안의 수익에 대해 200만 원 공제라 솔직히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금액 자체가 크다는 생각은 안 든다. 다만, 200만 원을 초과하는 수익은 9.9%의 저율로 분리 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공제 금액이 적다고 해서 세금 혜택이 적다고 볼 순 없다.
이를 테면 국내 상장 해외 ETF인 ACE 미국 나스닥 100에 투자해 3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일반 계좌와 ISA 계좌, 연금저축펀드 계좌 중 어느 계좌에서 투자했는지에 따라 내야 하는 세금이 달라진다.
- 일반 계좌: 300만 원 X 15.4% = 46만 2천 원 세금 부과 (최종 수익금 300만 원 - 46만 2천 원인 253만 8천 원)
- ISA 계좌: 300만 원에서 200만 원만큼 비과세로 공제하고 남은 100만 원에 대해서 9.9% 과세 = 9만 9천 원 세금 부과 (최종 수익금 300만 원 - 9만 9천 원 = 291만 1천 원)
- 개인연금저축 펀드 계좌: 연금 수령할 때까지 과세 이연되며, 수령 시 3.3~5.5%로 저율 과세함
장점 2. 만기 시 개인연금 계좌로 옮기면 300만 원 비과세 납입 한도 올라간다
ISA 계좌 만기 후 계좌의 잔액 전체나 일부를 개인연금 저축 펀드 계좌로 납입한다면, 그 납입한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12%를 해당 과세 기간의 종합소득산출세액에서 공제해 준다. 이때, 납입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300만 원의 한도가 있으며,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은 15%를 공제해 준다.
연금 저축 및 IRP 계좌에서 세액공제한도를 최대로 채운 경우에도 추가로 300만 원에 대한 세액 공제가 가능한 것이라 혜택이 매우 크다.
장점 3. 손익과 기간이 통산된다
손익 통산: 일반적인 이자와 배당 소득은 각각 계좌별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되고 다른 계좌와 통산되지 않는데, ISA는 해당 계좌에 속한 모든 이자와 배당소득을 합산하고 다른 과세 대상 금융 상품의 손실을 통산해 과세대상소득을 산출한다.
기간 통산: 일반적인 이자 및 배당 소득은 각각의 수입시기별로 원천징수가 이뤄지는 반면 ISA 계좌는 만기일 또는 재산의 인출일에 원천징수가 이뤄지기 수익 기간이 통산되어 계산된다.
단점 1. 해외 직투가 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이건 투자자한테는 단점이지만 우리나라 절세 계좌인대 해외 직투에도 절세하게 해 주길 바라는 건 좀 투머치 아닌가 싶다. ㅋ
단점 2. 의무가입 기간(최소 3년) 충족해야 한다
비과세 등의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3년간 계좌를 유지해야 한다. 의무 가입 기간 안에 계좌를 해지한다면 세 금계택을 받을 수 없고, 해당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ISA에서 투자하면 돈이 최소 3년 동안 묶인다?
단점 2에서 정리했다시피 의무 가입 기간을 못 채우고 중도 해지한다면, 과세 특례를 적용받은 소득 세액에 상당하는 세액이 추징되지만 '납입 원금' 내에서는 인출 가능하기 때문에 돈이 완전히 묶이는 것은 아니다. 단, 인출한 금액만큼 납입 한도가 복원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23년 6월에 가입해서 2,000만 원을 납입한 후 2024년에 1,000만 원을 납입해 운용하다가 2024년도에 납입 원금에서 1,500만 원을 인출하면 잔여 납입 한도는 1,000만 원이 되는 것이다.
- 총 납입한도 = 4,000만 원 (2,000만 원 X 2년)
- 총 납입 금액 = 3,000만 원
- 인출 금액 = 1,500만 원
- 잔여 납입 한도 = 1,000만 원 (인출 금액만큼의 납입 한도는 복원되지 않기 때문에 총 납입 한도에서 납입 금액을 제외한 금액)
어쨌든 납입 원금은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다는 점을 지금 알았다는 것이 나로서는 참 안타까운 일이다. 작년에 만들었을 때 좀 남는 돈 넣어놓고 좀 불려놓을 걸... 적극적으로 계좌를 활용하려고 알아보지 않았던 게으른 나를 반성한다.
결론: 나의 ISA 계좌 활용 방법
3년 동안 원금이 완전히 묶여있는 것도 아니고,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도 주는 것이다 보니 활용만 잘한다면 ISA계좌가 일반 적금이나 예금보다 낫다는 결론을 냈다. 그 활용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수익률이 좋고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ETF를 잘 매수한다는 뜻이다.
나의 경우 곧 내 집 마련을 할 계획이 있어, 예수금으로 놀리던 돈이 있는데 그 돈의 일부를 ISA 계좌에 넣었다. 그냥 예수금으로 놔두는 것보다 ISA계좌에서 조금이라도 더 불려, 나중에 원금을 인출하더라도 수익금으로 계좌를 조금씩 더 운영해 볼 수 있도록 만들려는 목적이다. 이 활용법의 리스크는 투자한 ETF가 매수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는 다음 글을 통해 정리하겠다.